숙제를 하다가 교과서 내용을 스캔해서 PDF로 만들어 둔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다시 정리하려고 보니, 일일이 타이핑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때 처음 알게 된 것이 바로 PDF를 한글 문서나 워드 파일로 변환해 주는 사이트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막연히 “다 똑같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여러 개를 써보니 각자 강점도 다르고, 무료·유료 차이도 제법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PDF를 한글(HWP)이나 워드, 텍스트 파일로 바꾸는 대표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도구를 쓰면 좋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온라인에서 바로 변환하는 방법
설치 없이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사이트들입니다. 사용법이 간단하고 빠르게 변환할 수 있지만, 복잡한 문서에서는 서식이 조금 깨질 수 있습니다.
Smallpdf
Smallpdf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PDF 전문 사이트입니다. 회원 가입 없이도 쓸 수 있고, 한글 페이지도 잘 지원합니다. PDF를 워드, 엑셀, PPT 등으로 바꾸는 기능뿐 아니라 PDF 병합이나 압축도 지원합니다. 기본적인 변환 품질은 괜찮은 편이지만, 표가 복잡하거나 글자 배치가 특이한 문서는 줄 간격이나 정렬이 어색해질 수 있습니다.
무료 버전은 하루 사용 횟수와 파일 용량에 제한이 있습니다. 자주 써야 하거나 큰 파일을 다뤄야 한다면 유료 버전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도 간단한 과제나 리포트 정도를 변환하는 데에는 충분히 쓸 만한 수준입니다.
ILovePDF
ILovePDF도 Smallpdf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사이트입니다. 역시 설치할 필요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PDF를 워드, 엑셀, 이미지 등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여러 개의 PDF를 하나로 합치거나, 하나의 PDF를 여러 개로 나누는 기능도 제공해서 자료 정리할 때 유용합니다.
다만, 무료 버전에서는 파일 크기나 하루 이용 횟수에 제한이 있을 수 있고, 광고가 노출될 수 있습니다. 문서 내용 자체를 바꾸는 기능보다 “형식 변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변환 후에는 맞춤법이나 줄 간격을 한 번씩 확인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Adobe Acrobat 온라인
PDF를 만든 회사인 Adobe에서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서비스입니다. 공식 서비스라서 신뢰도가 높고, 기본적인 변환 품질도 안정적입니다. 워드, 엑셀, 이미지 등으로 변환하거나 PDF를 합치고 압축하는 기능이 제공됩니다.
다만, 무료로 할 수 있는 작업에는 제한이 있고, 더 다양하고 강력한 기능을 사용하려면 유료 구독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간단히 PDF를 워드로 바꾸는 정도라면, 회원 가입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설치형 프로그램과 OCR 기능 활용
조금 더 정확한 변환이나, 이미지로 된 PDF(스캔본)를 글자로 바꾸고 싶다면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OCR(광학 문자 인식) 기능이 있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PDF(ALPDF)
알PDF는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무료 PDF 편집 프로그램입니다. 한글(HWP), 워드(DOC/DOCX), 파워포인트, 엑셀 등 다양한 형식으로 변환할 수 있고, PDF 안의 글자를 직접 수정하는 편집 기능도 제공합니다.
특히 OCR 기능을 지원해서 스캔한 책이나 인쇄물을 PDF로 저장해 두었을 때, 그 안의 글자를 인식해 편집 가능한 텍스트로 바꿔 줍니다. 한글 인식률도 꽤 좋은 편이라, 공부 자료 정리나 요약을 할 때 도움이 됩니다.
단점으로는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고, 무료 버전에는 광고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해도 쓸 수 있고, 문서를 컴퓨터 안에서 바로 처리하므로 보안 면에서 더 안심되는 편입니다.
네이버 클로바노트(CLOVA Note)
클로바노트는 원래 음성을 녹음하고 그 내용을 글자로 바꿔 주는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PDF나 문서를 업로드하면 안의 글자를 추출해 주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특히 이미지로 저장된 PDF에서 글자를 읽어내는 OCR 성능이 강점입니다.
스캔한 필기나 수업 자료를 올려 두면, 글자를 뽑아 주고 내용을 정리해 주기 때문에 요약 공부를 할 때 편리합니다. 다만, 이 서비스는 “형식을 똑같이 유지해서 변환”하기보다는 “텍스트를 꺼내서 읽기 좋게 정리”하는 쪽에 더 특화돼 있습니다. 그래서 표나 복잡한 레이아웃은 변환 과정에서 깨질 수 있고, PDF를 그대로 한글 파일로 만드는 용도로는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와 Google 문서
구글 계정이 있다면 추가 비용 없이 PDF를 텍스트 문서로 바꾸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구글 드라이브에 PDF를 올린 뒤, 파일을 우클릭해서 “Google 문서로 열기”를 선택하면, 구글이 자동으로 문자 인식을 해서 문서로 변환해 줍니다.
장점은 완전히 무료이고, 별도의 설치 없이 웹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글 인식률도 꽤 괜찮은 편이라, 글 위주 문서는 무리 없이 활용 가능합니다. 다만, 표, 이미지, 복잡한 레이아웃이 많은 문서는 서식이 많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복사해서 다시 정리할 용도”로는 좋지만, “그대로 예쁘게 인쇄할 문서”를 만들고 싶다면 변환 후에 손이 많이 갈 수 있습니다.
유료 프로그램을 활용한 고급 변환
Adobe Acrobat Pro
Adobe Acrobat Pro는 PDF 관련 기능이 가장 풍부한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PDF를 만드는 것부터, 수정, 주석 달기, 서명, 보안 설정, 다양한 형식으로의 변환까지 대부분의 기능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OCR 기능이 뛰어나서 스캔된 문서에서도 글자를 정확하게 읽어 내고, 원래 문서의 서식과 레이아웃을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워드나 다른 형식으로 변환해 줍니다. 논문, 보고서, 공식 문서처럼 형식이 중요한 자료를 자주 다루는 경우에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유료 구독이 필요합니다. 단기간만 사용하고 싶다면 무료 체험 기간을 활용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관련 기능과 가격 정보는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있습니다: Adobe Acrobat 소개 페이지.
어떤 도구를 선택해야 할지 생각해 볼 점
PDF를 한글이나 워드로 변환할 때는, 단순히 “무료냐 유료냐”만 보지 말고 다음과 같은 점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 문서의 복잡도: 글만 있는 단순한 문서는 온라인 사이트로도 충분히 잘 변환됩니다. 하지만 표, 여러 개의 이미지, 수식, 특수 기호가 많다면 서식이 깨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 원본 PDF의 형태: 이미 텍스트가 포함된 PDF인지, 아니면 종이를 스캔해서 만든 이미지 기반 PDF인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미지 PDF라면 반드시 OCR 기능이 있는 도구를 선택해야 합니다.
- 보안과 개인정보: 성적, 신분증, 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서를 온라인 사이트에 올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는 인터넷에 업로드하지 않고, 알PDF나 Adobe Acrobat Pro처럼 컴퓨터에 설치해서 쓰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편이 더 안전합니다.
- 사용 빈도: 가끔 한두 번만 쓸 거라면 무료 사이트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과제, 프로젝트, 보고서를 자주 변환해야 한다면, 설치형 프로그램이나 유료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더 편하고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어떤 도구든 완벽하게 모든 서식을 100% 그대로 살려 주는 것은 어렵습니다. 변환이 끝난 뒤에는 항상 맞춤법, 줄 바꿈, 표 정렬 등을 한 번씩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은 직접 수정해 주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각 서비스마다 장단점이 뚜렷하므로, 자신이 다루는 문서의 종류와 중요도, 그리고 얼마나 자주 사용할지를 생각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러 가지를 직접 써 보면서 어느 정도까지 자동화에 맡기고, 어느 부분은 직접 손으로 다듬을지 감을 잡아 가면, 나중에는 PDF 작업이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