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편함을 열어보니 국세청에서 온 안내문이 들어있었습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상환 안내’라는 굵직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입장에서, 월급에서 얼마가 빠져나간다는 말은 꽤 크게 느껴졌습니다. 대학교 다니면서 등록금이 부담돼서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을 이용했는데, 막연히 “취업하면 나중에 갚겠지”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날 집에 와서야 비로소 이 제도가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는지, 언제부터 얼마를 갚게 되는지 차근차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제도는, 말 그대로 취업을 한 뒤에 상환을 시작하는 방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금 더 복잡한 기준이 있습니다. 단순히 일자리가 생겼다고 바로 갚는 것이 아니라, ‘소득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었는가’가 핵심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을 제대로 알고 있으면, 매년 7월쯤에 왜 갑자기 상환이 시작되는지, 또 어떤 경우에는 계속 상환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은 어떤 대출인지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은 대학(또는 대학원) 등록금 등을 위해 국가에서 지원하는 학자금 대출의 한 종류입니다. 일반적인 학자금 대출은 졸업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득과 상관없이 바로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 갚아야 합니다. 하지만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은 다릅니다. 소득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실제로 돈을 갚지 않아도 되는 구조입니다.

이 제도의 중요한 목적은, 학생일 때와 막 사회에 나왔을 때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자는 데 있습니다. 아직 수입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시기에 큰 금액을 매달 갚으라고 하면 생활이 너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환 능력이 생겼는지”, 다시 말해 “연간 소득이 기준을 넘었는지”를 보고 상환 의무를 정하게 됩니다.

언제부터 상환 의무가 생기는지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의 상환 시작 시점은 “취업 여부”가 아니라 “연간 소득”을 기준으로 합니다. 즉, 아르바이트나 단기 근로를 하더라도, 그 해에 벌어들인 소득이 기준보다 적다면 상환 의무가 생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정규직이든 아니든, 소득이 기준을 넘으면 상환 의무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상환 의무가 생기는 기본적인 조건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연간 소득이 정부에서 정한 ‘상환 기준소득’보다 많은 경우
  • 상환 기준소득은 매년 바뀔 수 있고, 한국장학재단과 국세청이 함께 정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연간 소득은 단순히 월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소득을 모두 합친 금액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근로소득: 회사에서 받는 월급, 상여금 등
  • 사업소득: 개인 사업이나 프리랜서로 벌어들인 수입에서 필요 경비를 뺀 금액
  • 이자소득: 예금이나 적금, 채권 등에서 생긴 이자
  • 배당소득: 주식, 펀드 등에서 받은 배당금
  • 연금소득: 공적연금, 개인연금 등에서 받는 금액
  • 기타소득: 강의료, 원고료, 일시적인 수당 등 일정 기준에 따라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 것들

이 소득들을 모두 합산한 연간 소득 금액이 상환 기준소득을 넘으면, 그 다음 해에 상환을 시작하게 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기준소득 금액은 해마다 바뀐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2023년에 적용된 기준은 연간 소득금액 2,525만원 수준이었지만, 해마다 물가나 여러 경제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또 가족 수나 소득 구간 등에 따라 실제 적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 항상 최근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소득 기준을 넘었을 때 상환은 언제 시작되는지

상환 의무가 생기는 시점과 실제로 상환이 시작되는 날짜 사이에는 약간의 시간차가 있습니다. 국세청과 한국장학재단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상환 여부를 판단하고 실행합니다.

먼저, 국세청은 매년 한 번씩 전년도 소득을 정리합니다. 예를 들어 2023년에 벌어들인 소득은 이듬해인 2024년에 종합소득세 신고와 정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이 정리된 뒤, 국세청은 해당 대출자의 전년도 소득이 상환 기준소득을 넘었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기준을 넘었다고 판단되면, 상환은 통상 그 해 7월 1일부터 시작됩니다. 예를 통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3년에 벌어들인 소득이 상환 기준소득을 초과
  • 국세청이 2024년에 2023년 소득을 정리하며 이 사실을 확인
  • 2024년 7월 1일부터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상환이 시작

만약 전년도 소득이 기준소득에 미치지 못했다면, 그 해에는 상환 의무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상환 기준소득을 넘는 해가 올 때까지는 상환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예외적인 상황: 만 65세가 되었을 때

소득이 평생 기준소득을 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한 규정도 있습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자는 만 65세가 될 때까지 소득이 상환 기준소득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대출 잔액에 대해 상환 의무가 면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대출을 처음 받을 당시의 나이, 당시 적용되던 제도, 세부 조건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도가 개편되거나 예외 규정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실제로 본인 상황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반드시 최신 정보를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어떻게 상환이 이루어지는지

상환 의무가 생기면, 상환 방식은 소득이 어떤 형태로 발생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크게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또는 기타 소득자)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근로소득자의 상환 방식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근로소득자는, 월급에서 소득세를 떼어 가듯이 학자금 상환금도 함께 원천징수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회사가 직원의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미리 떼어서 국세청에 납부하고, 국세청은 이 금액을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상환에 반영합니다.

이렇게 하면 대출자가 별도로 은행에 가거나, 스스로 매달 이체 일정을 관리하지 않아도 상환이 이루어집니다. 월급 명세서를 잘 확인해 보면, 어느 정도 금액이 학자금 상환으로 빠져나가는지 항목이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소득자·기타 소득자의 상환 방식

개인 사업을 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등, 사업소득이나 기타 소득이 중심이 되는 경우에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이 경우에는 국세청에서 납부해야 할 상환액을 계산해 고지서를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지서를 받은 사람은 안내된 기한 안에 정해진 금액을 직접 납부하면 됩니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은, 해마다 소득이 들쭉날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해에는 상환을 해야 하고, 다른 해에는 기준소득에 미치지 못해 상환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번갈아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상환 금액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상환 금액은 단순히 “전체 소득의 몇 퍼센트”로만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상환 기준소득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일정한 상환율을 적용하는 구조입니다. 기본적인 생각은,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은 남겨두고, 그 이상 버는 부분에서 일정 비율을 떼어 갚는다는 흐름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어느 해의 상환 기준소득이 2,500만원이고, 어떤 사람의 연간 소득이 3,000만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상환 기준소득을 초과한 금액은 500만원입니다. 여기에 법에서 정한 상환율(예를 들면 몇 퍼센트)을 곱해 그 해에 상환해야 할 금액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상환율과 계산 방식은 제도 개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때그때 공지된 기준을 참고해야 합니다.

이자는 어떻게 붙는지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은 대출이 실행된 날로부터 이자가 발생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소득이 기준소득에 미치지 못해 상환을 하지 않는 기간 동안에도 이자는 계산된다는 사실입니다. 상환을 당장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자가 멈추는 것은 아니며, 대신 그 이자를 매달 따로 내지 않을 뿐입니다.

이렇게 납부되지 않은 이자는 원금에 합산됩니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나면서 빌린 원금과 그동안 쌓인 이자가 함께 불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 상환을 시작할 때쯤에는, 처음 빌렸던 금액보다 잔액이 더 커져 있을 수 있습니다.

한편, 상환이 시작된 이후에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나누어 갚아 나가게 됩니다. 이자율, 상환 기간, 상환 방식 등은 대출을 받은 시기와 상품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받은 대출의 조건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생활에서 알아두면 좋은 점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제도는 한편으로는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는 고마운 제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랜 기간 재정 계획에 영향을 주는 빚이기도 합니다. 몇 가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소득이 기준을 넘지 않으면 상환 의무는 없지만, 이자는 계속 쌓여서 원금에 합산됩니다.
  • 상환 기준소득과 상환율은 해마다 바뀔 수 있어, 최신 정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근로소득자는 월급 명세서를 통해 학자금 상환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업소득자나 프리랜서는 국세청 고지서를 꼼꼼히 살펴 상환액과 납부 기한을 챙겨야 합니다.

특히 “나는 아직 많이 못 버는데, 왜 갑자기 상환이 시작되었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전년도 기준소득과 실제 상환 기준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소득 구간과 가족 수 등이 반영되었는지 차분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미리 대략적으로라도 이해하고 있다면,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상환 통지도 조금은 덜 당황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은 “졸업 후 몇 년이 지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벌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 제도입니다. 상환 기준소득을 넘기는 시점부터, 통상 그 다음 해 7월 1일을 기점으로 상환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을 알고 있으면, 본인의 경제 상황과 장기 계획을 세울 때 대출 상환 부분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