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북유럽의 해가 밤늦도록 지지 않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한밤중이라 생각하고 시계를 보면 저녁 10시 남짓, 카페 테라스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다녀온 페루의 새벽 공기는 전혀 다른 계절을 느끼게 했고, 남반구의 겨울과 북반구의 여름을 동시에 경험한다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가 왜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지, 지역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온화하고 쾌적한 유럽의 초여름
6월 말의 유럽은 본격적인 성수기로 접어들기 직전이라, 날씨는 좋고 해도 길어 여행하기에 최적의 시기입니다. 다만 일부 지역은 이미 관광객이 많아 숙소와 항공권을 서둘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북유럽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백야 현상을 실제로 보면, ‘하루가 이렇게 길 수 있구나’ 싶은 느낌이 듭니다. 늦은 시간까지 밝다 보니 도시와 자연을 여유 있게 둘 다 즐기기 좋습니다. 노르웨이 피오르드나 핀란드 호수 지대는 6월 말에 날씨가 비교적 안정되고, 한여름처럼 덥지 않아 활동하기 편안합니다.
추천할 만한 활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노르웨이 피오르드 크루즈와 전망대 하이킹
- 스웨덴/덴마크 자전거 여행 및 수도권 시티 투어
- 핀란드 호수 지역에서 코티지(별장) 숙박과 사우나 체험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영국
6월 말의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초록빛이 가장 풍성한 시기입니다. 비가 잦긴 하지만, 오히려 낮은 구름과 안개가 고성과 절벽 풍경을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어 줍니다. 기온은 대체로 선선해 걷기 여행에 특히 잘 맞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다음과 같은 여행 스타일을 많이 선택합니다.
- 렌터카로 시골 마을과 해안 도로 드라이브
- 하이킹 코스(예: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아일랜드 절벽길) 걷기
- 런던, 에든버러, 더블린 등 주요 도시의 역사·문화 탐방과 펍 투어
중부 유럽 및 알프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남부, 체코 등)
알프스 산맥 주변은 6월 말이면 고지대 일부를 제외하고 눈이 많이 녹아, 트레킹 코스와 전망대 접근이 한결 쉬워집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산악 마을은 이 시기에 꽃과 초록 초원이 조화를 이루며 가장 ‘엽서 같은’ 풍경을 보여 줍니다.
여기서는 다음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곤돌라나 산악열차를 이용한 알프스 전망 감상
- 호수 주변 산책과 소도시 카페 투어
- 비엔나, 프라하, 뮌헨 같은 도시에서의 클래식, 박물관, 구시가지 탐방
시원한 기후와 웅장한 대자연
여름의 더위를 피하고, 트레킹과 자연 감상에 집중하고 싶다면 북미의 고위도, 고지대 지역이 아주 좋은 선택이 됩니다. 6월 말은 겨울 눈이 거의 정리되고도 아직 한여름의 붐빌 때는 살짝 이른 시기라, 비교적 한산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캐나다 (특히 서부 로키 산맥 지역)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을 처음 마주했을 때, 물빛이 이렇게까지 푸를 수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6월 말부터는 주요 트레일들이 대부분 개방되고, 도로 사정도 좋아져 셀프 드라이브 여행을 하기에 적기입니다.
추천 활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밴프·재스퍼 국립공원 트레킹 및 드라이브
- 레이크 루이스, 모레인 호수에서 카누나 호숫가 산책
- 밴쿠버, 캘거리 등 도시에서 간단한 시티 투어와 미식 체험
미국 알래스카 및 태평양 북서부
알래스카는 여름이 아니면 접근 자체가 어려운 곳이 많습니다. 6월 말이면 낮이 길고 기온도 비교적 온화해, 빙하와 야생동물을 보기 최적의 시기입니다. 특히 빙하 크루즈나 내륙 국립공원 투어는 이 시기에 수요가 집중되므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애틀, 포틀랜드 등 미국 서북부 도시는 여름에 비가 상대적으로 적고 기온도 온화해, 도시와 근교 자연을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 알래스카 크루즈로 빙하 감상 및 고래 관찰
- 디날리 등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 관찰 투어
- 시애틀 인근 산책로와 국립·주립공원 방문
남반구의 건기와 겨울, 색다른 계절 여행
캘린더상으론 6월이 여름이지만, 적도를 기준으로 남쪽은 겨울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특히 고산·열대 지역은 ‘건기’에 해당하는 곳이 많아, 습도와 비를 피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알맞습니다.
호주 북부 (케언즈, 다윈 등)
호주는 대체로 겨울이지만, 북부 열대 지역은 6월 말부터 건기가 본격화됩니다. 온도는 따뜻하지만 습도가 크게 낮아져 야외 활동을 하기 훨씬 편안해집니다. 특히 케언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투어의 최적기 중 하나라,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계획하기 좋습니다.
-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스노클링·다이빙 데이투어
- 열대우림 및 폭포 투어(쿠란다, 다인트리 등)
- 다윈 인근 카카두·리치필드 국립공원 탐방
페루 (마추픽추 및 안데스 지역)
마추픽추를 실제로 밟아보면, 사진으로 봤던 풍경이 왜 그렇게 신비롭게 느껴졌는지 이해가 됩니다. 5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건기에는 하늘이 맑은 날이 많아, 유적지와 산악 풍경을 깨끗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고산지대 특성상 일교차가 크고, 일부 트레킹 코스는 사전 허가와 예약이 필수입니다.
- 마추픽추 방문(기차 또는 트레킹 루트 선택)
- 쿠스코, 성스러운 계곡 일대 유적지 투어
- 체력이 된다면 잉카 트레일·살칸타이 트레킹 고려
몽골
몽골의 여름 초입은 초원이 가장 생기 있는 시기입니다. 도시 불빛이 거의 없는 들판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쏟아진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7월 나담 축제 시즌 직전이라, 현지 분위기도 점점 살아나는 시기입니다.
- 게르 캠프 숙박과 유목 생활 체험
- 말 타기 체험과 초원 드라이브
- 고비 사막 또는 홉스골 호수 등 지역별 자연 탐방
6월 말에 상대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은 지역
모든 지역이 6월 말에 적합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후와 계절 이슈를 간단히 짚어두면 일정 계획에 도움이 됩니다.
동남아시아 대부분 지역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많은 동남아 국가들은 6월 전후로 우기가 시작되거나 본격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콜성 소나기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지역에 따라 강수량이 크게 늘고 습도가 높아져 더위 체감이 상당히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발리 일부 지역처럼 우기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곳도 있어, 목적지별로 세부 기후를 따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 한국, 중국 남부
이 시기의 한·중·일 일부 지역은 장마 전선의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과 일본 대부분 지역, 중국 남부는 비가 잦고 습도가 높아, 야외 관광이 주 목적이라면 일정 변경을 고려할 만합니다. 다만 실내 위주의 쇼핑, 미술관, 음식 중심 여행이라면 우산을 챙겨 여유 있게 즐기는 방법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