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롤을 시작했을 때는 매 판이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 급하게 컴퓨터를 꺼야 할 일이 생기면 게임을 그냥 나가 버린 적도 있었고, 인터넷이 불안정해서 자꾸 접속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게임을 하려고 대기열을 돌리면 항상 10분짜리 후순위 대기열이 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그냥 운이 나쁜 줄 알았는데, 나중에야 이게 라이엇 게임즈의 탈주자 단속 시스템 때문에 생기는 페널티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롤(League of Legends)에서 말하는 후순위 대기열 10분은 라이엇 게임즈의 LeaverBuster라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부과하는 제재입니다.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자주 나가거나, 자리를 오래 비우거나, 챔피언 선택 단계에서 게임을 여러 번 빠져나가는 행동을 계속했는지 기록합니다. 일정 기준을 넘기면, 일반 대기열이 아니라 후순위 대기열로 보내고, 그 앞에 10분 정도의 강제 대기 시간을 붙이는 방식으로 경고를 주는 것입니다.

후순위 대기열 10분이 생기는 대표적인 원인

후순위 대기열은 한 번에 딱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러 가지 행동이 반복되면서 점점 쌓인 결과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문제가 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게임 중 자리 비움(AFK)

AFK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전혀 만지지 않고, 캐릭터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상황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게임 도중 다른 일을 하느라 캐릭터를 그대로 세워 둔 경우
  • 챔피언은 선택했지만, 게임이 시작된 뒤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는 경우

시스템은 일정 시간 이상 아무 조작이 없으면 자동으로 AFK로 판단합니다. 한두 번으로 바로 10분 페널티가 생기지는 않지만, 여러 경기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기록이 쌓여 결국 후순위 대기열에 걸릴 수 있습니다.

2. 게임 중 탈주 또는 연결 해제

게임 도중 고의로 나가거나, 인터넷이 끊겨서 접속이 끊기는 경우도 모두 시스템에 기록됩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포함됩니다.

  • 기분이 상해서 Alt+F4로 게임을 강제 종료하는 경우
  • 패배가 확실해 보여서 억지로 게임을 나가는 경우
  • 와이파이가 불안정해 계속 재접속을 시도하다가 완전히 끊기는 경우

의도적이든 아니든, 클라이언트에서 플레이어가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시간은 그대로 데이터로 남습니다. 특히 여러 판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탈주나 연결 해제가 반복되면 시스템은 이를 “지속적인 게임 이탈 패턴”으로 보게 됩니다.

3. 챔피언 선택 단계에서의 잦은 닷지

챔피언 선택 단계에서 나가 버리는 행동을 흔히 “닷지”라고 부릅니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닷지도 여러 번 반복되면 페널티가 점점 무거워집니다.

  • 한두 번 닷지는 짧은 시간 페널티만 주어지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하지만 닷지가 계속 누적되면, 단순 시간 벌금에서 나아가 후순위 대기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팀 조합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원하는 포지션을 뺏겼다고 해서 매번 닷지를 하는 습관이 있으면 시스템이 문제 있는 행동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4. 클라이언트 또는 PC 문제로 인한 반복 이탈

가끔은 플레이어가 일부러 나가지 않았는데도, 클라이언트가 튕기거나 컴퓨터가 갑자기 꺼지면서 게임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 게임 도중 갑자기 롤이 멈추고 강제 종료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경우
  • PC 발열이나 전원 문제로 컴퓨터가 자주 꺼지는 경우

이런 상황도 시스템에서 볼 때는 “정상적으로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지 않은 것”으로 기록됩니다. 한 번 정도는 지나갈 수 있지만, 같은 계정에서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 결국 LeaverBuster가 작동해 후순위 대기열 페널티를 부과하게 됩니다.

5. 여러 번 쌓여서 누적된 페널티

후순위 대기열 10분은 보통 한 번의 실수로 바로 생기기보다는, 위에서 말한 행동들이 조금씩 쌓이면서 일정 기준을 넘어섰을 때 나타납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초기: 짧은 시간의 대기 페널티나 경고 수준
  • 반복: 대기 시간 증가, 후순위 대기열 진입
  • 지속: 더 긴 대기 시간, 심할 경우 계정 정지 같은 강한 제재

따라서 “나는 딱 한 번 나갔는데 왜 10분이야?”라고 느껴질 때도, 사실은 그 전에 여러 판에서 있었던 AFK나 탈주, 닷지 기록이 이미 누적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걸린 10분 후순위 대기열을 푸는 방법

이미 10분 후순위 대기열을 받은 상태라면, 이걸 바로 없애는 비밀 설정 같은 것은 없습니다. 특정 버튼을 누르거나, 고객센터에 항의한다고 해서 바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스템이 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1. 정해진 판 수를 문제 없이 끝까지 플레이하기

후순위 대기열 페널티는 일정 수의 게임을 “깨끗하게” 플레이해야 해제됩니다. 여기서 깨끗하게라는 말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의미합니다.

  • 게임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오래 비우지 않을 것
  • 고의적인 탈주나 재접속 포기 없이 끝까지 플레이할 것
  • 챔피언 선택 단계에서 닷지하지 않을 것

라이엇에서 안내하는 기준은 계정 상태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보통 후순위 대기열에 걸린 상태에서 5판 정도를 문제 없이 마무리하면 해당 단계의 페널티가 해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5판 안에서 다시 AFK나 탈주가 발생하면 진행 중인 판수가 무의미해지고, 오히려 페널티 단계가 더 무거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2. 페널티 기간 동안 행동을 더욱 조심하기

이미 후순위 대기열을 받은 상태에서는 한 판 한 판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이 기간에 또다시 문제 행동이 발생하면, 대기 시간이 10분에서 20분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나중에는 게임 이용 제한 같은 강한 제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 게임을 시작했다면 웬만하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야 합니다.
  • 도중에 급한 일이 생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날은 순위전이나 진지한 게임은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앞으로 후순위 대기열에 걸리지 않기 위한 준비

한 번 페널티를 겪고 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게 됩니다. 후순위 대기열을 피하려면 게임 실력보다도 생활 습관과 컴퓨터 환경을 먼저 정비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1.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꼭 점검해야 할 것들

첫째, 시간 여유입니다.

  • 롤 한 판은 보통 20분에서 40분 정도 걸립니다. 팀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중간에 나가야 할 일이 있는지, 곧 누군가가 부를 상황은 아닌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인터넷 환경입니다.

  • 가능하다면 와이파이보다는 유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 집에서 다른 사람이 동시에 무거운 다운로드를 하고 있는지, 인터넷이 자주 끊기지는 않는지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PC 상태와 클라이언트 점검입니다.

  • 게임 실행 전에 꼭 필요 없는 프로그램은 종료해 두면 튕김 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그래픽 드라이버나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너무 오래 미뤄 두면 게임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 롤 클라이언트가 자꾸 오류를 낸다면, 클라이언트 복구 기능을 돌리거나 재설치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2. 탈주와 AFK를 줄이는 생활 습관

게임 내에서의 태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승패와 상관없이, 끝까지 참여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생각을 먼저 갖는 것이 좋습니다.

  • 팀원이 실수를 했다고 해서 화가 나서 나가 버리는 행동은 결국 자기 계정에 더 큰 손해를 줍니다.
  • 게임 안에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이 판은 끝까지 해 보고, 다음 판에 더 잘해 보자”라는 태도로 버텨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겨 잠깐 자리를 비워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돌아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 팀 채팅으로 양해를 구하는 한두 마디를 남기는 것도 좋지만, 시스템은 개인 사정을 따로 구분해 주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챔피언 선택 단계에서 닷지를 줄이는 방법

챔피언 선택 단계는 팀 분위기가 처음 만들어지는 시간입니다. 이때 벌써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고, 트롤링을 예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겹다고 해서 매번 닷지를 해 버리면, 언젠가는 그 대가를 후순위 대기열로 치르게 됩니다.

  • 단순히 조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도라면, 일단 게임을 진행해 보면서 전략을 바꾸는 연습을 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
  • 정말 심각한 욕설이나 명백한 고의 트롤 예고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닷지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또한 닷지를 하더라도 연속으로 여러 번 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닷지를 했다면, 그 다음 판은 웬만하면 그대로 진행한다는 기준을 세우면 불필요한 페널티를 줄일 수 있습니다.

후순위 대기열 10분은 단순히 플레이어를 괴롭히기 위한 장치는 아닙니다. 한 판에 참여한 9명의 다른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책임감을 가지라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번 페널티를 받고 나면 불편하지만, 그 경험을 계기로 자신의 접속 환경과 습관을 돌아보고, 앞으로는 마지막 넥서스가 부서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