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우연히 목포 시내를 걷다가 오래된 간판 하나를 본 적이 있습니다. 색이 많이 바랜 간판에는 ‘포르모’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이미 꺼진 채로 방치된 조명들이 줄지어 달려 있었습니다. 한때 사람들로 북적였을 입구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고, 유리문 너머로 비친 내부는 의자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시간이 멈춰 버린 것처럼 적막했습니다. 누군가는 첫 데이트를 했을지도 모를 자리, 또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영화 보며 웃고 떠들었을 자리가 빈 채로 남아 있는 모습을 보고, 문을 닫은 영화관이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많은 기억이 담긴 공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포 포르모 영화관은 이제 운영을 하지 않는 옛 영화관입니다. 예전에는 목포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서 약속 장소로 삼기에도 좋았고, 친구들이랑 학교 끝나고 바로 들르기에도 편한 위치에 있었다고 합니다. 규모가 아주 큰 멀티플렉스는 아니었지만, 동네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공간이었고, 신작 영화가 개봉하는 날이면 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가지 변화 속에서 결국 문을 닫게 되었고, 지금은 간판만 남은 채 추억으로만 이야기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포르모 영화관이 문을 닫게 된 배경
어떤 영화관이 문을 닫는 이유는 한 가지로 딱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포르모 영화관도 마찬가지로,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더 이상 영업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래된 동네 영화관들이 겪는 어려움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과의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습니다. 여러 개의 상영관을 한 건물 안에 모아 놓은 멀티플렉스는 최신 시설, 다양한 시간대, 여러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많은 관객이 한꺼번에 몰리기 쉽습니다. 반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관은 상영할 수 있는 영화 편수도 제한적이고, 시설을 계속 새로 바꾸려면 비용 부담이 커집니다. 이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크게 느껴지게 됩니다.
또한 관람 방식이 다양해진 것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거나, 휴대폰과 태블릿으로 영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굳이 영화관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영화관의 역할이 예전보다 줄어든 셈입니다. 이런 변화는 전국의 많은 중소 영화관에 큰 부담을 주었고, 포르모 역시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지역 상권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시내 중심 구조가 바뀌면 주변 상점과 함께 영화관도 영향을 받습니다. 주변에 식당이나 카페, 상가 등이 활발하게 돌아가야 영화관에 오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데, 반대로 상권이 약해지면 영화관만 혼자 버티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이 겹쳐 포르모 영화관은 문을 닫고, 지금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포르모 영화관이 남긴 흔적과 기억
비록 지금은 폐업했지만, 포르모 영화관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그곳은 단순한 건물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밝은 조명과 팝콘 냄새, 상영 시작 전 어두워지는 순간의 설렘 같은 것들이 오랜 시간 동안 쌓여 하나의 추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방학 때마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던 장소였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가족이 모두 모여 영화를 본 뒤 식사까지 함께 하던 특별한 날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작은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문화 공간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남습니다. 동네 영화관은 새로운 영화를 보는 곳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만남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포르모가 문을 닫았다는 사실은 단순히 상영관 하나가 줄었다는 의미를 넘어,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일상의 한 장면이 사라졌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현재 목포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곳
지금 목포에서 영화를 보고 싶다면 포르모 영화관을 찾는 대신, 현재 운영되고 있는 다른 영화관을 이용해야 합니다. 목포에는 여러 상영관을 갖춘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있어 최신 영화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많이 찾는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CGV 목포: 목포역 근처 유달로 인근에 위치해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 편리한 편입니다. 여러 개의 상영관이 있어 인기 있는 영화도 다양한 시간대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롯데시네마 목포: 평화광장 근처에 자리 잡고 있으며, 주변에 카페와 음식점 등이 많아서 영화 보기 전후로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여러 상영관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이 두 곳 외에도 일정에 따라 특별 상영이나 기획전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어떤 영화를 언제 볼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면 더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기 있는 시리즈 영화가 연속 상영되거나, 오래된 명작을 다시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사라진 영화관과 남아 있는 도시의 풍경
도시를 걷다 보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건물이 남겨져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간판만 남은 예전 극장, 옛날에 문을 닫은 서점, 이제는 운영하지 않는 작은 분식집 같은 곳들입니다. 포르모 영화관도 그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런 공간들은 동시에 그 도시가 어떤 시간을 지나왔는지를 보여 주는 흔적이기도 합니다.
포르모 영화관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다른 건물이나 가게가 대신하더라도, 그곳에서 흘러간 이야기까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사진으로 기록해 두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그 시절의 영화를 떠올릴 것입니다. 또 누군가는 지금의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다가도, 예전에 다니던 작은 영화관의 분위기를 떠올리며 비교해 보게 됩니다.
목포의 현재 영화관들도 언젠가는 또 다른 세대에게는 “예전에 다녔던 익숙한 곳”으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건물과 상점은 바뀌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이 쌓는 추억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포르모 영화관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하나의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 목포에서 영화를 보러 가게 된다면, 밝고 넓은 멀티플렉스 상영관에 앉아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언젠가 이 자리도 누군가에게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떠올릴 만한 장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조금은 의식해 보게 됩니다. 새로운 영화관에서의 경험이 쌓일수록, 예전 포르모 영화관에서의 추억 역시 함께 더 선명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