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을 때, 집 안에서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웠던 날이 기억납니다. 두꺼운 옷을 껴입고도 도무지 따뜻해지지 않아서 멍하니 있다가, 벽에 걸려 있는 에어컨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여름에만 쓰던 에어컨이었는데, 난방 기능이 있다는 말이 떠올라서용기를 내 리모컨을 하나하나 눌러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버튼이 뭔지 헷갈리고, 바람만 나왔다가 멈추기도 해서 제대로 쓰고 있는 게 맞는지 불안했지만, 사용법을 차근차근 알게 되면서 겨울마다 가장 든든한 도우미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것과 함께, LG 에어컨 난방 기능을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LG 에어컨은 모델마다 버튼 모양이나 이름, 화면 아이콘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원리는 비슷하지만, 세부 기능은 다를 수 있으니 집에 있는 에어컨 모델명을 확인하고, 사용설명서도 함께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그래도 아래 내용을 알고 있으면 리모컨을 들고 있을 때 훨씬 덜 헷갈리게 됩니다.

난방 모드 설정 방법

먼저 난방 모드를 제대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난방이 안 된다고 느껴질 때, 알고 보면 냉방이나 제습 모드로 켜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리모컨을 사용할 때는 보통 다음과 같은 순서로 조작합니다.

첫째, 리모컨의 모드 버튼을 눌러 난방 모드를 선택합니다. 모드 버튼은 보통 ‘Mode’라고 적혀 있거나, 여러 가지 아이콘이 함께 표시된 버튼입니다. 화면에 태양 모양이나 불꽃 모양, 또는 HEAT라고 적힌 표시가 뜨면 난방 모드로 설정된 것입니다.

둘째, 온도 버튼으로 원하는 온도를 맞춥니다. 일반적으로 18도에서 26도 사이에서 많이 설정하지만, 집 구조나 사람마다 느끼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너무 높게만 올리지 않는 선에서 본인에게 편안한 온도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자기 30도처럼 너무 높은 온도에 맞추면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고 방 안이 지나치게 건조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풍량 버튼으로 바람 세기를 정합니다. ‘자동, 약, 중, 강’처럼 표시되어 있거나 아이콘으로 풍량 단계가 나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난방을 처음 켰을 때는 어느 정도 강하게 틀어 빨리 데우고, 어느 정도 따뜻해진 뒤에는 약이나 자동으로 줄여 두는 방법도 많이 사용합니다.

넷째, 바람 방향 버튼으로 바람이 나오는 방향을 조절합니다. 상하, 좌우 화살표 모양 버튼이 있거나, ‘Swing’이라고 적힌 버튼인 경우가 많습니다. 난방할 때는 차가운 공기가 아래에 모이고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바람이 너무 위쪽만 향하지 않게 조절해 주면 훨씬 덜 춥게 느껴집니다.

LG ThinQ 앱을 사용하는 모델이라면 스마트폰으로도 에어컨 난방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에어컨이 앱에 등록되어 있다면, 앱에서 난방 모드를 선택하고 온도·풍량을 설정할 수 있어 집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난방을 켜 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스마트 기능 지원 여부는 모델마다 다르기 때문에, 에어컨에 붙어 있는 스티커나 설명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난방을 켰는데 바로 따뜻하지 않을 때

난방 모드를 켰는데도 처음 몇 분 동안은 찬바람이 나오거나, 아예 바람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 고장이 아닌데도 불안해하면서 껐다 켰다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어컨 난방은 실외기에서 열을 모아 실내로 보내는 방식이라, 가동을 시작하고 내부 부품이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갈 때까지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LG 에어컨의 많은 모델은 너무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실내기 온도가 어느 정도 올라가기 전까지 바람을 약하게 내보내거나 잠시 멈췄다가 다시 내보내기도 합니다. 이 과정은 정상 동작이므로, 난방 모드를 선택한 뒤에는 최소한 몇 분 정도는 기다려 보아야 합니다.

전기 요금과 쾌적함을 함께 지키는 사용 요령

난방 모드를 제대로 켜두었더라도 사용 습관에 따라 따뜻함과 전기 요금 차이가 크게 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우선 설정 온도를 너무 높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겨울이라고 해서 실내 온도를 한 번에 매우 높게 맞추면 에어컨이 계속 최대 출력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전력이 많이 들고, 공기도 쉽게 마를 수 있습니다. 조금 춥게 느껴진다면 옷을 한 겹 더 입고, 바닥이 너무 차갑다면 양말이나 슬리퍼를 활용하면서 적정 온도를 찾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문과 창문을 잘 닫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난방 중에 창문이 살짝만 열려 있어도 따뜻한 공기가 계속 빠져나가고 찬 공기가 들어와 에어컨이 쉴 새 없이 작동하게 됩니다. 실내 온도가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는 외풍이 들어오는 틈이 없는지도 한 번 살펴보면 좋습니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환기를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난방을 오래 켜두면 방 안 공기가 답답하고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난방을 잠시 끄거나 온도를 낮춘 뒤, 창문을 크게 열어 5분 정도 짧게 환기하는 방식으로 실내 공기를 바꿔 주면 훨씬 상쾌하게 느껴집니다.

모드를 잘못 눌렀을 때 생기는 문제

난방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실제로는 다른 모드가 켜져 있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제습 모드는 공기 중 습기를 줄여 주는 기능일 뿐, 따뜻하게 만드는 기능이 아닙니다. 송풍 모드는 말 그대로 바람만 보내는 기능이어서 난방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모드 표시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난방 모드(태양·불꽃 아이콘 또는 HEAT 표기)가 맞는지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 모드(자동 운전)를 제공하는 모델도 있습니다. 이 기능을 켜면 에어컨이 실내 온도를 스스로 감지해 냉방, 난방, 제습, 송풍 중 필요한 모드를 알아서 선택해 작동합니다. 다만, 사용자가 느끼기에 조금 춥거나 덥다고 느끼는 시점과 에어컨이 판단하는 시점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 모드를 이용하더라도, 원하는 체감 온도에 맞게 온도 설정값을 가끔씩 조절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취침 시간에 유용한 기능들

밤에 잠을 잘 때는 소음과 전기 요금이 더 신경 쓰이게 됩니다. LG 에어컨의 일부 모델에는 취침 모드나 숙면 모드처럼 밤에 사용하기 좋은 기능이 있습니다. 이런 기능을 사용하면 밝기를 줄이고, 바람 세기와 온도 변화를 부드럽게 조절해 갑자기 덥거나 춥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취침 모드를 켜두면 처음에는 따뜻하게 유지하다가, 새벽에 체온이 조금 올라가는 시간대에는 온도를 과도하게 높게 유지하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기능이 있는지는 리모컨의 버튼 표시나 제품 설명서를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델에 따라 취침 모드가 없을 수도 있으니,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고장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겨울철에 특히 알아두면 좋은 점들

기온이 아주 낮을 때는 에어컨 난방이 평소보다 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에어컨 난방은 실외의 공기에서 열을 가져오는 방식이라, 바깥 온도가 너무 낮을수록 열을 끌어오는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LG 에어컨은 대부분 저온에서도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외부 온도가 극단적으로 낮은 날에는 온도가 오르는 속도가 평소보다 느릴 수 있습니다.

또 하나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실외기에 생기는 결로와 성에입니다. 겨울에 난방을 오래 켜두면 실외기 주변에 서리가 끼거나 물방울이 맺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실외기가 망가진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LG 에어컨은 실외기에 성에가 많이 끼었을 때 자동으로 성애 제거, 즉 제상(Defrost) 기능을 작동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일시적으로 난방이 약해지거나 바람이 줄어든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스스로 성에를 녹이고 다시 난방 효율을 회복하는 과정이므로,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필터 청소의 중요성

난방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바람은 나오는데도 방이 잘 안 따뜻해진다면 필터 상태를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내기 안쪽의 공기 필터에 먼지가 많이 쌓이면 공기가 원활하게 통하지 못해 난방 효율이 떨어지고, 실내 공기 질도 나빠질 수 있습니다.

실내기 전원을 끄고, 전원 플러그를 뽑은 뒤에 앞 커버를 조심히 열어 필터를 분리합니다. 부드러운 솔이나 진공청소기, 물 세척(물 세척이 가능한 필터인지 설명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등을 이용해 먼지를 제거한 뒤 충분히 말려서 다시 장착합니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용량이 많다면 더 자주 청소해 주는 편이 좋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확인해야 할 것들

난방이 전혀 되지 않거나, 이상한 소리·냄새·에러 표시가 나타나면 몇 가지를 차례대로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에러 코드가 표시되는지 리모컨 화면이나 실내기 표시창을 확인합니다. 특정 숫자나 글자가 깜빡이며 뜨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에러 코드는 사용설명서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간단한 조작 실수인지, 전문가 점검이 필요한 상태인지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간단한 오류인 경우에는 전원을 한 번 완전히 껐다 켜는 것으로 해결되기도 합니다. 이때는 에어컨 전원 버튼만 끄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경우 콘센트에서 전원 플러그를 뽑고 약 1분 이상 기다렸다가 다시 꽂아 주는 방식으로 재부팅을 시도합니다. 다만, 전기 작업이 불안하다면 무리하게 손대지 말고 주변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에러 코드가 계속 뜨거나, 전원을 껐다 켜도 이상 증상이 반복된다면 LG전자 서비스 고객센터 1544-7777로 문의해 점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전화할 때는 에어컨 모델명과 에러 코드, 어떤 상황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미리 메모해 두면 상담을 더 수월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모델별로 다른 기능들 이해하기

LG 에어컨은 스마트 인버터, 인공지능 기능, 공기청정 기능 등 다양한 기술이 모델마다 조금씩 다르게 들어가 있습니다. 인버터 방식은 온도를 맞출 때 필요한 만큼만 출력을 조절해 전력 낭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공기청정 기능이 있는 모델은 난방과 동시에 먼지나 냄새를 어느 정도 줄여 주기도 합니다.

또 어떤 제품은 사람의 위치를 감지해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방향을 조절해 주거나, 방 안 전체 온도 균형을 맞추는 데 신경을 쓰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기능들은 난방 자체의 원리를 바꾸지는 않지만, 체감하는 쾌적함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집에 설치된 에어컨이 어떤 모델인지 알고 그에 맞는 설명서를 한 번은 읽어 보는 일입니다. 같은 LG 에어컨이라도 버튼 구성이나 기능 이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제품에 맞춘 정보를 확인해야 실수 없이 쓸 수 있습니다. 특히 난방 기능과 관련된 안전 주의사항, 실외기 설치 환경, 필터 관리 방법은 설명서에서 자세히 안내하고 있으니 꼭 한 번씩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에어컨 난방은 처음에는 낯설 수 있지만, 원리를 알고 버튼을 차분히 눌러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온도와 사용 습관을 찾다 보면, 겨울철에도 집 안이 훨씬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작은 차이들이 쌓여 난방 효율과 전기 요금, 그리고 몸의 편안함까지 달라질 수 있으니, 자신이 쓰는 에어컨과 조금 더 가까워져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