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동차보험에 마일리지 특약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차를 덜 타면 진짜로 돈을 이렇게까지 아낄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1년 동안 출퇴근 거리가 짧은 운전자와, 매일 장거리 운행을 하는 운전자의 보험료가 같은 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를 자주 타지 않는 사람들에게 유리하다는 마일리지 할인 제도를 하나씩 살펴보다가, 현대해상의 마일리지 할인 구조를 자세히 알게 되었고,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현대해상 자동차보험의 마일리지 특약은 연간 주행거리, 즉 1년 동안 자동차로 얼마나 달렸는지에 따라 보험료를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차를 많이 타지 않는 운전자는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보험료를 덜 내도 된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해상 마일리지 할인 기본 구조
현재 현대해상 마일리지 특약은 2023년 11월 1일 이후에 새로 가입했거나 갱신한 계약을 기준으로 주행거리 구간별 할인율이 정해져 있습니다. 연간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할인율이 크고, 일정 거리를 넘어가면 할인 적용이 사라지는 방식입니다.
구간별 할인율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간 3,000km 이하: 보험료 35% 할인
- 3,000km 초과 ~ 5,000km 이하: 30% 할인
- 5,000km 초과 ~ 7,000km 이하: 25% 할인
- 7,000km 초과 ~ 9,000km 이하: 20% 할인
- 9,000km 초과 ~ 11,000km 이하: 15% 할인
- 11,000km 초과 ~ 13,000km 이하: 10% 할인
- 13,000km 초과: 마일리지 할인 없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연간 주행거리”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1년 동안 실제로 주행한 거리와, 계약 때 약속한 거리가 어떤 구간에 속하는지에 따라 할인율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1년 내내 마트 갈 때만 잠깐씩 차를 쓰고, 장거리 여행을 거의 가지 않아 3,000km 아래로 운행했다면 가장 높은 35% 할인이 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할인율이 언제부터 적용되는지 알아둘 점
마일리지 할인율은 아무 때나 내 마음대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보험사에서 정한 기준일과 계약일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금 설명하고 있는 할인율은 2023년 11월 1일 이후에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에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그 이전에 이미 가입해 두었던 자동차보험의 경우, 당시 약관과 상품 구조에 따라 다른 할인율이 적용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나는 5,000km 이하인데 할인율이 좀 다른데?”라고 말한다면, 가입 시점이 다르거나 예전에 출시된 상품을 유지하고 있어서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본인에게 딱 맞는 할인율은 본인 계약을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보험사는 상품을 리모델링하거나 보장을 추가·삭제하면서 할인 구조도 조금씩 손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믿기보다는 현재 계약 내용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마일리지 특약이 실제로 적용되는 방식
마일리지 특약을 헷갈리게 만드는 부분 중 하나가 “언제, 어떻게 할인받는지”입니다. 흔히 연말정산처럼 나중에 한꺼번에 돌려받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구조가 조금 다릅니다.
마일리지 특약은 기본적으로 “예상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합니다. 보험에 가입할 때 1년 동안 얼마나 탈지 스스로 예측해서 구간을 선택하고, 그 구간에 맞는 할인율을 미리 보험료에 반영해 둡니다. 예를 들어 “나는 1년에 7,000km 정도만 탈 것 같다”고 약속하고, 7,000km 이하 구간으로 계약을 했다면, 처음부터 그 구간에 맞는 할인율을 적용해 보험료를 계산합니다.
보험 기간이 끝날 무렵에는 실제로 운행한 거리가 약속한 구간 안에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때 보통 다음과 같은 상황이 생깁니다.
- 실제 주행거리가 계약한 구간보다 적은 경우: 더 적은 구간에 해당하는 할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차액만큼 보험료를 추가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 실제 주행거리가 계약한 구간을 넘긴 경우: 약속한 것보다 많이 탄 것이기 때문에, 할인율이 낮아지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환급이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마일리지는 원래 할인받은 보험료를 나중에 다시 계산해 조정하는 제도”라는 것입니다. 연말정산처럼 무조건 별도의 ‘보너스’를 받는 구조가 아니고, 1년 동안 덜 탄 만큼만 정산해서 돌려받게 됩니다.
주행거리 증빙은 왜 필요한가
마일리지 특약을 적용받으려면, 주행거리를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자동차의 주행거리는 계기판(주행거리계)에 표시되는데, 보험사는 이 숫자를 기준으로 1년 운행 거리를 계산합니다.
실제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보험 가입 시점의 주행거리: 계기판 사진을 찍어 제출하거나, 정비소·검사소에서 측정한 주행거리 정보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 보험 만기 시점의 주행거리: 다시 계기판 사진을 찍어 제출하거나, 정비 기록 등을 근거로 삼습니다.
이 두 시점의 주행거리 차이가 곧 1년 동안 실제로 운행한 거리가 됩니다. 예를 들어 가입할 때 계기판이 20,000km였고, 1년 뒤 만기 시점에 26,000km가 찍혀 있다면, 1년 동안 6,000km를 운행한 것으로 보는 방식입니다.
주행거리 증빙은 정확한 할인율을 적용하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만약 증빙을 하지 않거나, 정해진 시기 안에 서류를 내지 않으면, 이미 받았던 할인 혜택이 줄어들 수 있고, 일부는 마일리지 특약이 아예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중고차를 샀을 때 주의해야 할 점
중고차를 구매한 뒤 보험을 새로 가입할 때는 기존 소유자가 얼마나 탔는지, 그리고 앞으로 내가 얼마나 탈지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중고차는 이미 어느 정도 주행거리가 쌓여 있기 때문에, 단순히 “연식이 이 정도니까 이만큼 타겠지”라고 추측하면 실제와 다를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연식이 조금 되었는데도 주행거리가 유난히 적게 찍혀 있다면, 이전 소유자가 거의 운행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연식인데 주행거리가 매우 많으면, 앞으로 타는 거리도 많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계약 전 계기판 주행거리(현재 km 수)
- 앞으로 출퇴근, 학원·학교 통학, 주말 여행 등 예상 운행 패턴
- 이전 차를 운전하던 습관과 비교했을 때 증가·감소할 요소가 있는지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서 “나는 앞으로 1년에 어느 정도 거리를 운행할 것인가”를 정하고, 그에 맞는 마일리지 구간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너무 적게 잡으면 구간을 초과해서 정산할 때 불리할 수 있고, 너무 넉넉하게 잡으면 받을 수 있는 할인을 놓칠 수 있습니다.
계약 중간에 주행거리가 달라질 것 같을 때
처음에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서 주행 거리가 적을 줄 알았는데, 회사가 이사하거나, 아이 등하원 차량을 맡게 되거나, 학원 이동이 늘어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예상보다 많이 운전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거나 학교 일정이 바뀌어 운행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중간에 상황이 바뀌어서 당초 예상한 주행거리를 넘길 것 같다면, 그냥 두기보다는 보험사에 연락해 마일리지 약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정을 바꾸지 않고 실제 주행거리가 상위 구간을 훌쩍 넘기면, 나중에 정산할 때 불이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처음에 너무 넉넉하게 잡았다가 실제로는 거의 타지 않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남은 기간 동안 운행 계획을 다시 계산해 보고, 필요하다면 더 낮은 구간으로 조정해 할인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챙기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마일리지 특약을 똑똑하게 활용하는 방법
마일리지 특약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자신의 생활 패턴과 운전 습관을 솔직하게 돌아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음과 같은 점들을 하나씩 생각해 보면 주행거리 구간 선택에 도움이 됩니다.
- 평일에 자동차를 꼭 써야 하는 거리가 있는지(출퇴근, 통학 등)
- 주말마다 장거리 이동을 자주 하는지, 아니면 동네 위주로만 이동하는지
- 매년 비슷한 패턴으로 여행이나 귀향을 하는지, 해마다 크게 달라지는지
예를 들어 평일에는 걸어서 학교를 다니고, 자동차는 주말에만 잠깐 장을 보거나 가족과 가까운 곳 나들이 갈 때 사용하는 정도라면, 1년에 3,000km 이내 구간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방학마다 지방을 오가고, 주말에도 장거리 운전이 잦다면 생각보다 금방 1만km를 넘어갈 수 있습니다.
마일리지 특약 외에도 블랙박스를 장착했거나, 운전자 보조 시스템, ABS, 에어백 등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면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은 자동차마다 사양이 다르고, 보험사 상품 구성에 따라 조건이 달라질 수 있어서, 실제 가입 전에는 자신의 차량 옵션과 보험 약관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험사 고객센터나 지점에 직접 문의할 때에는, 현재 주행거리와 앞으로의 운행 계획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그렇게 해야 상담 직원도 보다 정확한 마일리지 구간과 예상 할인액을 설명해 줄 수 있고, 중간에 주행 패턴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리 조언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료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해서 무조건 복잡하고 어렵게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마일리지 특약의 핵심은 “내가 실제로 타는 만큼만 보험료를 내겠다”는 약속을 서로 지키자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얼마나 타는지 한 번쯤 정확하게 계산해 보고, 그에 맞는 구간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자동차보험을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