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갑자기 점 같은 것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거울을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됩니다. 어느 날은 평소에는 없던 갈색 반점이 보이고, 또 어떤 날은 살짝 튀어나온 작은 돌기들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대개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크기가 커지거나 색이 진해지면 괜히 걱정이 되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목에 생기는 점 대부분은 양성 변화이지만, 스스로 어떤 종류인지 알고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이 많이 줄어듭니다.
목에 점이 생기는 가장 흔한 이유: 멜라닌 세포 증식
목에 보이는 전형적인 점은 멜라닌 세포라는 색소 세포가 모여 만들어지는 색소성 모반인 경우가 많습니다. 크게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뉩니다.
선천성 점은 태어날 때부터 있거나 아주 어린 시기에 보이기 시작하는 점을 말합니다. 멜라닌 세포가 특정 부위에 많이 모여 있어서 생기며, 크기와 모양은 개인마다 다양합니다. 대부분 문제 없이 지내지만, 크기가 매우 크거나 색이 불규칙한 경우에는 전문의 상담이 도움이 됩니다.
후천성 점은 자라면서 생기는 점으로, 햇빛(자외선) 노출, 유전적 소인, 호르몬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깁니다. 목은 생각보다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라 얼굴만큼은 아니어도 후천성 점이 잘 생기기 쉽습니다. 특히 봄·여름에 야외활동이 많았던 시기가 지나고 나면, 이전에는 눈에 띄지 않던 작은 점들이 하나둘 보이기도 합니다.
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질환일 수 있는 경우
목에 생긴 변화가 모두 같은 ‘점’은 아닙니다. 모양은 비슷해 보여도 원인이 전혀 다른 경우도 있어, 스스로 어느 정도 구분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표피 모반
표피 모반은 피부 표피층의 세포가 국소적으로 많이 증식하면서 생기는 병변입니다. 살짝 튀어나와 있는 경우가 많고, 색은 피부색부터 갈색까지 다양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점과 비슷해 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멜라닌 세포보다는 표피 세포 쪽 변화에 가깝습니다. 크기가 커지거나 표면이 거칠어지면 미용적인 이유로 제거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지루각화증(일명 검버섯)
중년 이후에 목이나 얼굴, 몸통 등에 잘 생기는 대표적인 양성 종양입니다. 살짝 또는 많이 튀어나와 있고, 표면이 까슬까슬하거나 딱지가 달라붙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색은 연갈색부터 진한 갈색, 거의 검정에 가까운 색까지 다양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 변화와 자외선 노출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통증은 거의 없으나, 옷깃이나 목걸이에 자주 걸리면 자극받아 붉어지거나 가려울 수 있습니다.
편평 사마귀
편평 사마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되어 생기는 바이러스성 피부 질환입니다. 이름처럼 평평하고 작으며, 피부색과 비슷하거나 옅은 갈색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과 얼굴, 손등 주변에 여러 개가 군집해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눈에 많이 띄다 보니 미용적으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손으로 긁거나 뜯으려다 더 번지는 경우도 있어 함부로 건드리기보다는 진료를 통해 치료 방법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섬유종·피지낭종 등 작은 돌기들
목 주변에 좁쌀처럼 톡톡 튀어나온 작은 살색 혹들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 ‘쥐젖’이라고 부르는 연성 섬유종이나, 피지나 케라틴(단백질 성분)이 피하에 갇혀 생기는 낭종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병변은 대개 양성이며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목걸이, 옷깃 등에 계속 쓸리면 붉어지거나 커 보일 수 있고, 미용적으로 신경 쓰일 때가 많아 시술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세혈관 확장(붉은 점처럼 보이는 경우)
점이라고 하면 보통 갈색이나 검은색을 떠올리지만, 목에 작은 붉은 점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피부 표면 가까이에 있는 작은 혈관들이 넓어지면서 생기는 모세혈관 확장증일 수 있습니다.
크기가 작고 선홍색 또는 진한 빨간색으로 보이며, 일부는 ‘딸기점’처럼 불리기도 합니다. 대부분 양성이지만, 모양이 갑자기 달라지거나 쉽게 피가 난다면 진료를 권장합니다.
그 밖의 비교적 드문 원인들
아주 드물게는 점막이나 피부 아래에 점액이 고여 생기는 점액낭종이나, 점액성 양성 종양 등이 목 부위에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일반적인 점과는 생김새나 촉감이 다른 경우가 많고, 진단을 위해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위험 신호: 이런 점은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목에 생기는 점 대부분은 양성이지만, 극히 일부는 피부암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보이면 시간을 두고 지켜보지 말고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짧은 기간 동안 점의 크기가 눈에 띄게 커지는 경우
- 모양이 비대칭이거나, 테두리가 흐릿하고 들쭉날쭉한 경우
- 한 점 안에 여러 가지 색(갈색, 검정, 붉은색 등)이 섞여 보이는 경우
- 갑자기 가렵거나 따갑고, 피가 나거나 헐어버리는 경우
- 예전부터 있던 점과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고 느껴지는 경우
이런 변화가 모두 피부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악성 흑색종 등과 같은 질환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아지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변화가 보인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목에 생기는 점,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목의 점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생활습관을 조금만 신경 써도 새로 생기는 점을 줄이고 기존 점의 변화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외선 차단 습관 들이기
야외에 나갈 때 얼굴에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목은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도 자외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색소 침착과 점, 검버섯 등이 생기기 쉽습니다. 외출 전에는 얼굴과 함께 목까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여름철 장시간 야외 활동 시에는 2~3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 자극 줄이기
각질 제거를 너무 자주 하거나, 거친 수건이나 때타월로 세게 문지르면 오히려 색소 침착과 자극성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특히 이미 점이나 작은 돌기가 있는 부위를 과하게 문지르면 붉어지거나 상처가 날 수 있어, 부드럽게 씻고 수분 공급 위주로 관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청결과 관찰
목은 땀, 머리카락, 화장품이나 향수 잔여물 등이 닿기 쉬운 부위입니다. 샤워 후 깨끗이 씻어내고, 끈적이는 제품이 오래 남지 않도록 관리하면 피부 트러블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거울을 볼 때 가끔은 얼굴뿐 아니라 목의 점들도 함께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면, 크기나 색 변화가 생겼을 때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스스로 판단이 어렵거나 애매하다면, 오래 고민하기보다 한 번쯤 진료를 받아보는 편이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